자신에 대한 혐오감으로 미쳐가던 5일차의 아침이었다. 내일이 오는게 무서워 밤 늦게까지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다. 뜬 눈으로 밤을 새웠고 밤을 새웠지만 결국 풀지 못했다. 그렇게 죽어가다가 아름님께 아침부터 DM을 보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그게 너무 무서워 DM을 드렸다. 위코드 31기에 등록하고 개인적으로 공부할때도 초조했지만 오늘만큼 초조한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남과 비교.. 솔직히 안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강의실에서 내 자리는 제일 끝자리에 해당한다. 걸어가면서도 동기분들의 화면이 너무 자세하게 보인다. 안 볼 수가 없다. 안보려고 해도 눈길이 간다.

 

 하지만 5일차 아침에 더 무서운 것을 깨달았다.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지 않은 나 자신이었다. 그것이 너무 무서워 잠이 오질 않았다. 매일 아침에 나가던 산책도 나가지 못하고 책상에 앉아 한참동안 내 코드가 적힌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5일차의 아침을 맞았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계속 생각만 했다. 이걸 이해못하면 개발자가 못될 거 같다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오늘의 세션을 하는 동안은 세션에 집중을 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잠은 오더라.. 일그러진 마음으로 밤을 샜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휘갈기고 있는지 아예 모르겠더라... 

 

 졸음을 참을 수가 없어 스탠드 책상에서 코드를 갈기던 중 한샘님이 찾아오셨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곤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셨다. 나는 언제부턴가 한글을 이해할 수 없다고 외치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학습 방법이 틀린 것 같아 아름님께 DM을 드렸었는데, 그게 문제의 정의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난 왜 문제를 보고 한글을 이해할 수 없었을까? 당시에 나는 내가 한글을 모르는 장애인인줄 알았다. 한글을 읽고서도 이해를 못하는 한국인이 나 말고 또있었을까? 한샘님과 이야기를 해보고 얼추 정리가 되었는데... 난 한글을 모르는 장애를 가진 한국인이 아니라 컴퓨팅적 사고를 못하는 인간이었다. 난 문제를 풀 때 나의 언어로만 접근했다. 나의 언어는 사람의 언어다. 사람의 언어로 이해하려 했기 때문에 한글을 봐도 이해를 못한 것이다. 내 코드의 주석 처리를 보면 이 글을 보는 당신도 이해가 갈 것이다. 이건 사람의 언어다. 

const oldAddress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중앙공원로 53";
/* ""
const result = oldAddress.indexOf("시", 0) - 2; 
// "시"를 찾고 도시 이름은 시까지 3글자니까 -2를 하면 해당 문자의 첫번째 문자열
// 그 문자열 부터 + 2까지 잘라서 어떤 변수에 넣어야됨
// 성남시만 없애고 싶다면 그놈만 잘러서 넣을게 아니지 않나?
console.log(result); */

// 인위적으로 만든다 하면은
const res = oldAddress.slice(0, 6);
console.log(res);
// slice가 된 놈이 res에 저장되는 것
console.log(oldAddress);
// slice를 해도 원본은 수정되지 않는다

// 그럼 성남시만 잘라진 어떤 변수를 함수로 반환하면 된다

대화 이후 난 컴퓨팅적 사고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샘님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신 것 같기만 멍청하게도 머리론 이해해도 가슴으론 이해 못했다. 난 이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면 적어도 아침이 오는게 무서워하던 나보다는 조금 더 성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일차 밤의 나와 5일차 아침의 나는 성장하지 않는 나에 대해 두려움에 떨었지만 6일차의 나는 4일차와 5일차의 나보다는 성장한다고 확신한다.

 

아침부터 내 상담글을 받고 당황하셨을 아름님.. 죄송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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